한국은행이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0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 연 1%대 시대를 연 것이다. 이번 금리 인하는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에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지난 해 8,10월에 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린 후 지난 달까지 넉달째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제 성장세가 당초 전망에 미치지 못하고 물가상승률도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경기회복의 모멘텀을 살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이날 금통위의 금리 인하결정은 경기침체속에 물가하락이 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정도로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일부 수출업계에서는 일본의 엔화 약세 정책으로 우리 수출에 악영향이 커진 현실에서 원화 강세를 누그러뜨려 수출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반겼다. 일각에서는 올 해 들어 세계 주요국들이 금리를 인하해 자국의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경쟁을 벌이는 환율전쟁에 첫발을 내디뎠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리는 내렸지만 시중에 풀린 돈이 실물경기로 흘러가지 않고 부동산, 증시 등 투자시장이나 금융회사에만 맴돌며 ‘자산 버블(거품)을 키울 수 있는 ’유동성 함정‘ 때문에 경기진작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가 하면, ’슈퍼 달러‘에 미국 금리까지 올라가면 국내 자금이 빠져나가 금융불안이 닥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금융시장 반응은 담담했다. 원 달러 환율은 장 중 1135원 이상까지 상승(원화가치는 하락)했지만 오후들어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0.1원 떨어진 1126.4원에 마감했다. 코스피도 한때 1,990원 선 부근까지 올랐지만 장 막판 매도세에 밀려 1,970원.59로 거래를 마쳤다.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을 맞아 외국인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 날인 13일 원-달러 환율은 오름세를 보였고 주가 역시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5.20 오른 1985.79로 거래를 마쳤다.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된 전날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영향으로 10.24 떨어졌던 코스피는 이 날 들어 본격적으로 금리인하 수혜를 입게됐다. 코스닥도 전날에 이어 오름세를 보이며 634.25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1원 오른 1128.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택임대차 시장은 전세에서 월세로 옮겨가는 속도가 더 빠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은행 예금이율이 낮아 집주인들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또 금리인하로 대출이자 부담이 낮아진 전세 수요자들이 내집마련으로 방향을 틀어 매매거래량이 늘것으로 예측된다. 금리 인하로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면 전체 경제에 긍정적이지만 시중 자금이 부동산에만 몰려 ‘자산 버블’이 형성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김무성 대표(새누리당) 가 12일 "시의적절하고 잘된 일"이라며 금리 인하를 환영한 데 반해 13일 여야 원내대표들은 대출을 늘려 가계부채만 더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동시에 우려를 표시했다. 유승민(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3일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이번 금리 인하로 기존에 돈을 빌린 가계는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할 수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금리 인하는 가계부채 증가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는 가계부채가 급증하지 않도록 묘안을 짜내냐 할 때"라고 말했다. 평소 유 원내대표는 금리인하 등 단기 부양책은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안되고, 재정건전성만 해친다는 기본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우윤근 대표(새정치민주연합)는 이번 금리 인하는 "경제 상황을 더 악화시킬 땜질 처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가계부채 증대에 대한 대비책은 있는지,전셋값 폭등과 월세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 현실을 고려한 조처인지, 미국의 양적 축소와 기준금리 인상에 대응책을 과연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장 혜 린기자 hljang@sisabaro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