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염색체 이상과 불임등의 문제가 있다면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혼인 취소사유에 해당할까? 대법원은 지난 3일 이러한 경우 혼인 취소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혼인 취소 사유를 엄격히 제한 해석해야 한다는 시각에서 " 성염색체 이상과 불임등의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어렵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 보냈다.
이 판결은 성염색체 이상과 불임이 혼인 취소사유에 해당하는 지에 대한 첫 판단으로, 혼인할 때 성염색체 이상의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면 성염색체 이상 질환이 민법 제816조의 2항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악질 및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혼할 때 불임사실을 속였다면 대법원의 판단을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올 해 1월 서울가정법원은 임신이 불가능한 질환을 않고있는 베트남 여성이 자신의 병을 숨기고 결혼한 사실을 들어 남편의 손을 들어 혼인을 취소했다.
대법원 판단이 나오기까지 사실관계는
초등학교 교사인 O씨는 중매로 K씨(재활학과의사)를 만나 4개월 여만에 혼인을 했다. 0씨 결혼생활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신혼임에도 불구하고 남편 B씨는 성관계를 극도로 꺼렸고, 관계악화로 각 방을 썼다. 혼인 직후부터 아이를 원한 0씨는 부부 모두 불임 검사를 받길 원했고 검진결과 K씨는 무정자증과 성염색체 이상 진단 판정을 받았다. 아이를 원하는 K씨는 O씨에게 자신의 가족(형)의 정자를 이용해 인공수정을 제안했지만 0씨의 거절등으로 갈등관계는 더해져 별거에 들어갔다. 결국 0씨는 혼인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K씨는 이혼소송으로 맞섰다.
하급심(1심,2심) 판단은
1심은 K씨가 혼인 전에 성염색체 이상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불임증후군만으로는 혼인을 취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원심)은 K씨가 성기능 장애를 숨기지 않았지만 성염색체 이상이 개선될 가능성이 작고, 설령 임신을 하더라도 K씨의 증상이 2세까지 유전될 수 있다는 근거를 들어 혼인 취소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1심과 2심 판결이 엇갈린 것이다.
장 혜 린 기자 hljang@sisabaro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