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깊은 산골 샘물 같은 영혼을 가진 사나이 윤동주(尹東柱)
오는 16일은 윤동주 민족시인이 28세 나이로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체실험을 받다가 서거한 지 70주년 되는 날이다. 윤동주는 평양 신궁에서 학교 여학생들이 아무 생각없이 일본어를 이야기 하고 노는 모습에 충격을 받고 당시 장면을 묘사하며 "허물어진 성터에서 철모르는 여아(女兒)들이 저도 모를 이국(異國) 말로 재잘대며 뜀을 띠고..."라는 구절을 자기 시 한쪽에 남겨놨다. 어린 여학생이 일본어를 쓰고 있는 쓰고 있는 가슴아픈 현실을 이야기 한 것이다.
자화상(自畵像)
윤 동 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희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장 훈 녕 기자 hnjang@sisabaro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