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번에 김영란법, 이거요, 김영란법에 기자들이 초비상이거든? 안되겠어 통과시켜야지. 진짜로. 이번에 내가 지금 막고 있잖아. 그지? ․ ․ ․ 당해봐 .내가 이번에 통과 시켜버려야겠어.지금까지 내가 공개적으로 막아줬는데 이제 안 막아줘. 이것들 웃기는 놈들 아니여 이거,,,지들 아마 검경에 불려다니면 막 소리지를거야”
10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특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녹음화일(언론회유 의혹 발언 및 ‘김영란법’ 관련 발언이 담긴 녹음파일)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전격 공개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김영란법은 지난 1월 8일 정무위원회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정무위 소위안은 원안과 상당히 다르다. 당초 원안에는 국회, 법원,정부,공공기관,공공유관단체,국공립학교 종사자 등만 해당됐지만 정무위 법안소위를 거치면서 사립학교,언론기관,국공립병원 종사자등이 추가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이상민,새정치민주연합)에서 오는 23일 공청회를 거쳐 본 회의에 상정하게된다.
김영란법의 내용은 공직자의 금품수수, 그러니까 뇌물을 강력하게 처벌하려는 것이다. 현행 형법에도 뇌물죄가 있지만, 이 조항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뇌물과 공직자의 직무간에 관련성이 인정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뇌물이 구체적인 직무행위와 급부와 반대급부, 즉 ‘대가관계’에 있어야 한다. 그동안 많은 경우에 바로 이 대가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뇌물죄로 인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새로운 법률은 바로 이 점을 보완하려는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다.
구체적으로 이번에 정무위를 통과한 제정안은 공직자가 한 번에 같은 사람으로부터 100만 원이 넘는 금품을 받으면 직무관련성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된다. 100만 원 이하의 경우에는 직무관련성이 인정되는 때에 한하여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더불어 공직자의 가족이 금품을 수수하는 것도 금지된다. 즉, 공직자의 배우자나 직계혈족 등이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하여 1회에 100만 원이 넘거나 연간 총액이 300만 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한 때에는 당해 공직자 본인이 처벌된다.
이외에 ‘인허가 부정처리’, ‘공직자 인사개입’, ‘직무상 비밀누설’, ‘계약이나 보조금 차별’ 등과 같이 부정청탁의 유형을 구체적으로 나누어 규정하고, 이러한 청탁을 받고 직무를 수행한 공직자도 역시 엄격하게 처벌되도록 하였다.
일각에서는 이상의 법률 제정안 내용은 애초 2012년 처음 제시된 김영란법의 초안보다는 다소 후퇴한 것이고, 2013년 나온 정부의 수정안과 대체로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하고있다. 수정안에 비해볼 때, 공직자의 범위가 넓어지는 등 약간 진전된 내용도 담고 있지만, 공직자의 금품수수에 관해서 100만 원을 기준으로 형사처벌여부를 결정하는 원안과의 절충은 이번에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한 인권단체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몇 가지의 쟁점은 여전히 남아있다. 첫째, 이 법이 적용되는 ‘공직자’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하는 점이다. 정무위는 입법, 사법, 행정 및 정부가 출자하는 공공기관 종사자, 국공립학교 교직원 외에도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기관 종사자까지 여기에 포함시킴으로써 대상자의 수를 크게 늘려 놓았다.
둘째, 구체적으로 규정된 부정청탁의 내용은 명백하고 충분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애초 정부는 수정안에서 공무원과 국민간의 정상적인 의사소통, 말하자면 합법적이고 공개적인 민원까지도 방해받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부정청탁의 내용을 축소하고 그 예외사유를 확대하려 한 바 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허용되는 민원제기이고 어떤 것이 금지되는 청탁인지를 이참에 분명히 밝혀주어야 한다. 또 혹시 여기에 빠져있는 청탁행위는 없는지도 세밀히 검토되어야 한다.
셋째, 원래 원안에 포함되어 있었던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규정, 즉 공직자가 자신이나 혹은 자신의 가족 등과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를 수행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은 이번 제정안에는 들어있지 않다.
장 대 범 기자 jyjang@sisabaro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