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의 지난 해 12월 물가가 마이너스로 나오면서 우려했던 디플레이션(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유럽 물가상승률의 하락 원인은 기본적으로 수요부진이다. 여기에 더해 공급 측면에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하락이 물가상승률을 떨어뜨렸다.
유럽통계청은 지난 해 12월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0.2% 하락했다고 7일 밝혔다. 유로존(유로화 사용지역)이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2009년 10월이후 처음이다. 국책 연구원에 따르면 유럽 물가상승률의 하락원인은 기본적으로 수요 부진이다. 유로존 재정 위기이후 정부 부채와 가계부채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정부 지출과 민간소비 증가율이 감소하였다.
경기전망의 불확실성과 경직된 노동시장 및 기업규제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지 않은 점도 물가상승률을 하락시켰다. 여기에 더해 공급 측면에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하락이 물가상승률을 떨어뜨렸다. 일단 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소비와 투자가 지연되기 때문에 추가로 저성장을 야기하며, 저성장은 다시 물가를 하락시키는 일종의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유가 등 에너지 가격 하락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달에는 에너지 가격이 전년에 비해 6.3%나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 일본식 장기불황 공포가 덮치자 유로화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이 날 오후 8시 기준 달러화 대비 유로값은 유로당 1,182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로 인해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QE) 가능성도 높아졌다.
ECB는 저성장과 물가하락의 악순환을 예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통화정책을 집행하고 있다. 대출증가를 촉진하기 위해 민간은행에게 대출실적에 비례해 자금을 저금리로 대출하였으며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하였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통화정책만으로는 경기부양 효과가 크지 않다. 올 해 ECB는 국채매입을 계획하는 데 쉽지 않다. 왜냐하면 독일의 반대와 EU 조약상 법적인 문제가 걸림돌이다. 관계 전문가들은 ECB의 대응만으로 물가하락을 막기는 어렵다고 예측하고 있다.
장 혜 린 기자 hljang@sisabaro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