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이 맑으면 고기가 살지 않는다' ?
중국 후한서의 반초전(班超傳)의 '십팔사략(十八史略)'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후한(後漢) 초엽, 반초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는 신체가 건장하고 호방담대했다. 그의 집안은 모두 학문에 뛰어나 그의 아버지 반표는 역사가로서 많은 업적을 남겼고, 그의 형 반고 또한 '한서'의 저술을 비롯하여 학문과 문필을 겸한 인물로 이름을 떨쳤다. 하지만 집안은 넉넉치 않았으므로 관청의 말단 서기로 취직을 했다. 그러나 얼마되지 않아 그나마도 쫓겨나게 되어 방랑길에 나섰다.
몇 해에 걸친 오랜 방황 끝에 명제의 영평 17년에 기회가 찾아와 가마사라는 관직에 올라 서역으로 진출하며 능력을 발휘해 서역에 널려있는 여러 약소국들을 평정했다. 반초는 화제때 다시 서역의 총독인 도호가 되었으며 얼마 뒤에는 다시 정원후에 봉해짐으로써 오랫동안의 숙원과 포부를 달성하게 되었다.
반초가 서역의 총독을 그만두고 물러날때에 그의 후임으로 임명된 임상이라는 자가 사무인계차 반초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임상은 "저에게 서역을 통치하는 데 가장 적절한 요령을 가르쳐주시기 바랍니다." 임상의 간청에 반초는 " 귀관은 성격이 엄격하고 참을성이 적을 것 같아 보인다"며 " 원래 물이 지나치게 맑으면 큰고기는 몸을 숨길 곳이 없어 살지 않게 마련이오. 정치도 그와 같아서 너무 엄하고 성급해서는 만사가 원만치 못한 법입니다. 대범하고 둥글둥글하여 모가 안나도록 하는 것이 좋은 것이오"라고 말했다.
임상은 반초의 성의와 친절을 무시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불만을 털어 놓앗다. " 기발한 계책을 줄 것으로 기대를 하고 갔는 데 상식이하의 말만 했다는 것이다. 반초의 말을 무시한 임상은 결국 변경을 위태롭게 만들어 버렸다.
'물이 맑으면 대어(大漁)가 살지 않는다"
공자가어(孔子家語)에도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물이 지극히 맑으면 곧 물고기가 살지 않느니라. 사람이 지나치게 살피게 되면 곧 따르는 무리가 없느니라.'
장 대범 기자 jyjang@sisabaro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