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사업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기존 주력사업의 사고체계와 사업방식에서 벗어난 개방적, 창의적 아이디어 도출 장치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계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신사업 친화형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신 사업이 결실을 맺기까지는 아이템 발굴 →기획 →실행의 3단계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각 단계마다 성공을 저해하는 갖가지 장애물이 산재하고 있다. 준 창업에 가까운 신사업의 특성상 숨겨진 함정의 소지를 사전에 체크하는 안전장치(safeguard)를 갖춤으로써 성공확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포스코경제연구원이 연구한 '신사업이 빠지기 쉬운 7가지 함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아이템 발굴 단계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
우선 미래 기술 첨단 분야등 남들이 좋다고 하는 사업분야에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레밍스(Lemmings)바이러스가 있다. 레밍스 바이러스는 1600년경 네델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구근(球根) 투기에서 부터 지난 20여년간 자본주의를 병들게 한 각종 투기 열풍의 근본원인이 됐다.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과 2000년대 초반 그린 비지니스 버블이 있다.
집단사고(集團思考) 바이러스도 경계해야한다. 조직에 대한 강한 소속감과 공개 회의 시 의견 일치를 이뤄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전망이 불투명한 어정쩡한 아이템이 신사업 후보로 채택되는 오류이다. 아무도 나서서 반대하지는 않지만 확실한 스폰서도 없는 신사업 아이템들은 몇년 시늉만 내다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있다.
△ 기획 단계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
기획 중인 신사업 프로젝트의 성공가능성을 과신하여 성공을 뒷받침하는 정보와 정황만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반대 증거들은 무의적으로 거부하게 되는 심리적 편향인 자기확증(自己確證) 바이러스가 있다. 신사업 투자에 따른 이득부분은 과다계상하고 손실부분은 과소 계상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1990년대 후반 출시 후 2년도 안돼 사라진 시티폰(발신전용 무선전화)이 대표적 사례이다
갬블러(Gambler)바이러스도 경계해야한다 '오늘 잃었으니까 내일은 따겠지'라고 기대하는 도박사처럼 여기저기 신사업의 씨앗(seed)을 많이 뿌려 놓으면 그 중에서 몇개라도 싹이 나 전체적인 성공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오류를 말한다. 1960년대 말, 제록스가 설립한 PARC는 레이저 프린터, GUI(그래픽유저 인터페이스),VLSI(초고집적 반도체), 유비쿼터스 등 각종 첨단 IT기술을 개발했지만 단 한가지도 사업화하지 못하고 훗날 애플,인텔 등이 가져다가 사업에 성공했다.
좋은 쥐덫(Better mousetrap) 바이러스에 걸려서는 안된다. 정교한 비지니스 모델과 마케팅 전략이 없어도 제품의 성능과 품질만 좋으면 고객들이 그 가치를 인정해 주고 알아서 잘 팔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제품,기술 중심적 사고의 오류이다. 미국의 모토롤라는 범세계 위성통신 서비스를 구상하고 1997년 서비스를 개시했으나 높은 단말기 가격과 통화료 때문에 목표가입자 유치에 실패했다.
△ 실행 단계의 신사업 함정
돈키호테(Don Quixote)바이러스를 주의해야한다.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처음에 가정했던 시장 상황과 사업의 기본 변수들이 변했는데도 '하면된다'를 외치며 처음의 계획대로만 고지식하게 밀어붙이는 오류이다. 웅진과 STX그룹의 몰락이 그 예이다. 신사업 아이템(건설, 태양광,조선,크루즈 등)의 문제라기 보다는 단기간에 초고속으로 신사업을 밀어붙이면서 전략,재무,HR,운영 등 그룹이 감당할 수 있는 관리 범위와 역량을 넘어섰던 데서 비롯됐다.
흰코끼리 (white elephant)바이러스도 사업성공을 저해한다. 신사업 출범후 이런저런 이유로 사업성이 없음이 명백해졌는데도 불구하고 공들인 노력이 아깝거나 실패에 따른 주위의 비난이 두려워 제때 중단하지 못하고 계속 진행시키는 오류이다. 즉 매몰비용(과거에 이미 지출되어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정당화하기 위해 현재의 선택이 왜곡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1968년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가 대표적 사례이다. 사업성이 없다는 것이 분명해진 이후에도 양국의 체면 때문에 섣불리 중단하지 못하고 2003년까지 런던-뉴욕 노선 운항을 지속했다.
이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신사업은 기존사업 대비 실패 리스크가 매우 높기때문에 실패에 대한 해석과 관리를 차별화할 것을 제안한다. 장기 로드맵 하에서 중간 마일스톤(R&D진도,생산수율,잠재고객 접촉 및 확보 건수 등)을 미리 정해 놓고 진도 달성 여부로 성패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기 재무성과를 잣대로 하면 거의 대부분의 신사업은 실패로 판명돼 제대로 싹을 틔워 보기도 전에 고사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장 혜 린 기자 hljang@sisabaro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