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대 초반,부도 위기에 몰렸던 장난감 업체 레고가 10여년 만인 2014년 세계1위 자리에 등극하면서 레고의 기사회생 비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었다. 레고 사례 분석을 통해 저성장기 위기극복 및 새로운 성장 방안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려는 노력들이다.
1932년 덴마크에서 출발한 레고는 단순한 완구가 아닌 '놀이시스템'을 만든다는 철학으로 전성기를 구가했으나 1990년대 침체의 늪에 빠졌다. 선진국 저출산에 따른 장난감 시장 위축과 디지털 게임의 급부상으로 인한 아날로그 장남감의 인기가 퇴조하였기 때문이다. 1998년 이래 적자가 지속되며 세계 최대 장난감 회사인 미국의 마텔(바비인형제작사)에 인수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당황한 오너 가문(창업3세)은 의류,시계,출판,미디어, 테마파크(레고랜드) 등 비관련 다각화를 필두로 확장 일변도 전략을 추진하다 오히려 추락을 부채질했다. 타깃 소비자층을 성인 및 여아 계층으로 확대하고 새로운 디자인의 액션 피규어 제품을 강화하면서 기존 주력(5~9세 남자 어린이)을 놓치고 제품 정체성(조립 블록)이 약화되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레고는 기업 매각까지 고려했지만 이미 레고가 덴마크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매각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택해 2004년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의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면서 극적으로 회생한다. 전문 경영인 CEO를 영입한지 1년만인 2005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래 지난 10년간(2004년~2014년) 매출은 5배로 확대되고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14년 미국의 마텔, 하스브로 등을 제치고 매출 및 수익기준 세계1위 장난감 회사로 등극했다. 2014년 레고는 600억개의 블록과 50억개의 피큐어를 생산했다. 지구촌 모든 사람이 평균 102개의 레고 블록을 가진 수치이다.
기사회생의 비법은 △ 구조조정을 통해 핵심에 집중하며 '레고다움' 회복(Back to the Brick'전략) △ 핵심에 기반한 신제품 출시와 플랫폼 확대 △ 디지털 트랜드에 부합한 변신노력 (클라우드 소싱,스마트폰 모바일 게임 출시,디지털 교육용 수요 공략, 3D프린팅 기회 모색 등)이다.
레고는 위기극복을 위해 유럽과 미국등 세계 각국의 가정을 방문해 장난감에 대한 생각과 욕구등을 세세하게 조사하고, 장난감 소매상들과의 접촉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했다. "Back to the Brick(브릭으로 돌아가라" 전략하에 매년 신제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60%까지 높였다. 창립당시 '놀이 시스템' 철학 회복을 위해 여러 제품군과 연결되는 범용 블록외 전체 부품 수를 반으로 축소했다. 또 원재료 발주 프로세스를 정비하여 조달업체를 11,000여개에서 2,200여개로 줄이고 조달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감축했다. 또 레고와 함께 유년기를 보냈던 청소년 및 성인층을 고가의 성인용 아키텍처 시리즈'등으로 재공략하는 한편 블록에 이야기를 입히는 전략을 통해 플랫폼을 확대했다.2013년 출시된 '레전드 오브 키마'제품은 블록 장난감뿐 아니라 온라인 게임,비디오, TV시리즈,만화책으로도 출시됐다. 2014년에는 3D프린터를 활용해 고객들이 가정에서 직접 레고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파브리카토(fabrickto)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레고의 경영기법을 연구한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위기 극복과 혁신의 책임은 과거의 유산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참신한 인물에게 맡겨야 신속하고 과감한 리더십 발휘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또 동시다발적으로 전선을 확대했을 때 초점이 흐려지고 역량이 분산되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규분야 진출의 속도 조절 필요성도 언급한다. 신규 분야의 경쟁력은 기존사업과의 연계성만으로 확보되는 것이 아닐므로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보다는 기존 사업의 단계적 '연장'차원에서 접근하는 보수적 자세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장 혜 린 기자 hljang@sisabaro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