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물이되어 시의 좌우명을 읊어보는 이유는
2015-03-29
편집국 jyjang@sisabarotimes.com
(사진제공: 서울시, 물재생센타 난지)
편집국 jyjang@sisabarotimes.com
(사진제공: 서울시, 물재생센타 난지)물은 수도승과 같다.
자신을 버린 채 세상에 낮게 엎드려서
자신의 신념을 표현한다.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물의 고집은 꺾을 수가 없다.
나보다 더 낮게
언제나 나보다 더 낮게
물이 있다.
언제나 나는
눈을 내려깔아야 물을본다
땅바닥 처럼
땅의 한 부분 처럼
변형된 땅바닥 처럼
물은 희고 빤작이며
무정형이고 신선하다
물이 한가지 고집스럽고
버리지 못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중력
그 고집을 못버려
물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감아들고 꿰뚫고 잠식하고 침투한다
그 내면에서도
그 고집은 또한 작용하여
물은 끊임없이 무너지고
매 순간 형태를 버리고
오로지 낮은 자세로
수도사처럼 시체처럼
땅바닥에 배를 깔고
넙죽 엎드린다.
이것이 물의 좌우명이다.
- 프랑시스 퐁주작 '물'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