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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해산찬성 8, 반대 1 헌재, 방어적 민주주의의 기제 발동 2014-12-20
편집국 sisabarotimes@gmail.com

  헌정사상 처음으로 정당해산 결정이 내려졌다. 작년 11월 정부가 통진당 해산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지 410일 만에 내놓은 결론이다. 헌법재판소(2013헌다1)는 19일 “통진당은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위헌(違憲) 정당에 해당한다며 재판관 9명 가운데 8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진당을 해산하고 통진당 소속 국회의원 5명의 의원직(職)도 박탈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정당해산결정의 효력은 이 날 박한철 소장의 “통합진보당을 해산한다”는 주문 낭독과 동시에 발생한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통진당은 일차적으로 폭력에 의해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최종적으로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한다는 숨은 목적을 가지고 무장 폭동에 의한 내란(內亂)을 논의하는 활동을 한 것은 헌법상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이어 “합법 정당을 가장(假裝)해 국민세금으로 정당보조금을 받아 활동하면서 민주적 기본질서를 파괴하려는 통진당의 위험성을 실질적으로 제거하기위해서는 정당 해산 결정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유일하게 반대의견을 제시한  김이수 재판관은 정당해산 요건을 엄격히 적용, 해석할 것을 강조하며 정부가 통진당에 '은폐된 목적'이 있다고 주장할 경우 이를 엄격하게 증명할 것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통진당의 강령인 '진보적 민주주의'는 이른바 진보적 정치세력이 수십 년에 걸쳐 주장해 온 것으로, 북한식 사회주의 추구를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또한 비례의 원칙도 문제 삼았다. 통진당에 대한 해산 결정으로 달성할 수 있는 사회적 이익은 크지 않은 반면 해산 결정으로 초래될 사회적 불이익은 크다는 것이다. 또 “대한민국 민주 기본 질서 전복 세력에 대해서는 형법이나 국가보안법등을 통해 배제할 수 있다”며 “정당 해산은 선거 등 정치적 공론(公論)의 장에 맡기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헌재가 이번 결정을 내리기 까지 13개월 동안 17만 쪽에 달하는 사건 기록과 3800건 넘는 증거가 검토되었다. 20차례 가까운 공개 변론을 거쳐 최후 변론과정과 선고 장면은 Tv를 통해 생중계됐다.

 

통진당은 창당 3년, 전신(前身)인 민주노동당까지 합치면 창당 14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민주노동당은 원래 노동, 시민, 재야 단체 등이 힘을 합쳐 2000년에 만든 정당으로 2007년 패권적 종북주의라는 논란하에 분열되어 초기 창립에 관여한 인사들 상당 수가 민노당을 떠났다. 헌재 다수의견은 북한과 연계된 ‘자주파’ 세력이 통신당의 주도 세력이 됐고, 통진당이 지도 지도이념으로 내세운 ‘진보적 민주주의’는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을 위한 과도기적 체제로 규정했다. 한편 소수의견을 낸 김재판관은 2013년 5월 이석기 전의원등이 RO모임에서 한 발언은 국민 정서에 반하고 민주적 기본질서에 어긋나지만 이들이 당 전체를 장악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사건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의원직 상실여부와 관련하여, 헌재는 통진당 소속 비례대표인 이석기, 김재연 의원과 지역구에서 선출된 김미희(성남 중원), 오병윤(광주 서구 을)․ 이상규(서울 관악을) 의원등 5명 의원직 상실을 선고했다. 의원직 상실여부는 정당 해산 결정의 실효성과 관련되어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정당 해산때 국회의원직 상실여부는 헌법 및 관련법에 별도의 규정이 없어 논란이 된 부분이다.

 

 정부는 정당 기속성을 중시하며 위헌 정당의 소속 의원은 당연히 의원직을 상실한다는 주장을 폈다.반면 통진당은 국민 대표성을 강조하며 정당을 해산해도 의원직은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위헌 정당의 해산을 명하는 비상 상황에서는 국회의원의 국민 대표성은 희생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원칙적으로 국민대표성과 정당 기속성은 조화를 이뤄야 하지만, 방어적 민주주의 관점에서 엄격한 요건하에 정당해산을 명하는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어적 민주주의란 민주주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시도에서 저항하는 자기방어적 제도로 위헌정당해산이 그 대표적 예이다.

 

 한편 의원직을 잃은 국회의원들과 달리 통진당 소속 지방의원 30여명은 무소속으로 직을 유지하게된다. 통진당 잔여재산은 국고로 귀속된다. 통진당 이름은 앞으로도 정당 명칭으로 쓰지 못하고, 통진당 강령과 같거나 비슷한 정당을 만드는 것도 금지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 통지문을 접수한 뒤 통진당의 정당등록을 말소했다고 공고했다. 또 국고보조금 이외의 남은 재산을 국고에 귀속하기위해 시,도 당 소재지 관할 법원에 가압류를 신청했다. 선관위는 또 “국회의원직 상실에 따라 지역구 국회의원의 해당 지역구는 내년 4월29일 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다”고 밝혔다.

 

헌재 결정에 대해 이정희 전 대표는 “민주주의가 송두리째 무너졌다. 박근혜 정권이 대한민국을 독재국가로 전락시켰다”며 “어떤 정권도 진보 정치를 막을 수 없고 그 누구도 진보 정치를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진당은 ‘투쟁본부’ 체제로 전환하고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의 법률상 대표자인 황교안 법무장관은 “헌재가 법과 원칙에 따른 적절한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대검찰청은 이 날 ‘공안대책협의회’를 열고, ”헌재 해산 결정에 불복하거나 이를 핑계로 한 집회, 시위 등 불법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한철 소장은 “이번 결정이 우리 사회의 소모적 이념 논쟁을 종식시키고, 대한민국의 미래와 희망을 국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혜린 기자 sisabarotim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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