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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바로타임즈=장기자]
보호자와 의사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정신질환자 본인의사와 상관없이 강제로 입원(보호입원) 등을 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정신보건법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실제 보호자와 의사가 짜고 발생한 인권심해 사례를 언급하며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9일 부모나 가족 등 보호자 2명이 동의하는 상황에서 정신과 전문의 진단이 있으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로 입원시킬 수 있도록 한 정신보건법 24조 1항에 대해 재판관 9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정신보건법 24조 1항 등에 제기된 위헌법률심판에서 해당 조항이 보호입원 대상자 신체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며 제도의 악용이나 남용가능성을 우려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해당조항은 입원 치료를 받을 정도의 정신 질환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고, 이를 판단하는 권한을 전문의 1명에게만 부여해 권한을 남용할 우려도 있다”며 “정신질환자의 신체 자유 침해를 최소화할 안전장치가 마련되고 있지 않아 위헌”이라고 밝혔다.
헌재는 “현형법하에선 보호자와 의사가 공모해 가족을 강제로 입원시킬 수 있고 이는 실제로 사회문제가 됐다”며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정신 질환을 이유로 한 강제 입원제도는 재산 다툼같은 가족 간 갈등이나 정신병원의 돈벌이 수단으로 범죄에 악용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정신병원 입원 환자 8만462명 중 63.5%인 5만1132명이 강제 입원 환자였다. 이번 위헌심판 역시 재산을 노린 자녀들에 의해 강제입원 당했던 박모씨(60세.여)의 인신보호 청구 사건을 맡은 서울 중앙지법이 2014년 5월 제청했다.
헌재는 또 “강제로 입원한 뒤에 통화나 면회를 제한받거나 격리될 수 있는데도 당사자의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나 구제 수단도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입원 가능한 기간은 6개월이지만 형식적인 재심사 때문에 평균 입원 기간이 365일에 이르는 등 사실상 무제한 강제 입원이 벌어지는 실정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정신질환자 강제입원 비율은 70%로 프랑스(12.5%)의 5배가 넘고 입원기간도 평균 247일로 프랑스(35.7일)의 7배 정도이다.
헌재는 다만 위헌을 선고하면 보호입원이 필요함에도 법적근거가 없어 보호입원할 수 없는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해당 조항을 잠정 적용하도록했다. 헌재는 개정시한은 명시하지 않았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정신보건법 개정안이 내년 5월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회는 헌재가 위헌여부를 심사하던 지난5월 정신보건법을 전면 개정했다. 새로운 법은 내년 5월말부터 시행된다. 개정된 법률은 서로 다른 병원 소속의 정신과 전문의 2명의 소견을 듣도록 하고, 재심사기간을 3개월로 줄이는 등 강제 입원 요건을 한층 강화했지만 제도의 악용가능성이나 남용가능성은 여전히 남았다는 비판이 있다. 헌재는 새로운 법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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