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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바로타임즈= 장훈녕기자]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 톰 크루즈의 시선이 가는 곳마다 그가 생각하는 것들이 대형화면에 떠오른다. 빅데이터나 클라우드가 빅브라더 세상을 앞당기고 있다. 산업기술․개인정보유출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해킹이나 사이버공격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해커나 시스템관리자그리고 국가권력의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14명을 살해한 무슬림 부부의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 테러범의 아이폰에 대한 담긴 내용을 미국 연방수사국(FBI)가 볼 수 있도록 도우라는 법원 명령을 애플이 정면으로 거부하면서 ‘국가안보냐 사생활(프라이버시)보호냐‘를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일고 있다.
FBI 손을 들어준 법원, 사생활보다 美안보가 먼저다
미국연방수사국(FBI)는 작년 12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버디노 장애인시설에서 총기난사로 14명을 살해한 테러리스트 사이드 파룩의 잠긴 아이폰을 두고 석달 넘게 씨름하고 있다. FBI는 이슬람 극단주의에 심취한 부부가테러범들과 이슬람국가(IS) 등의 연게나 공범존재 여부등을 추적했다. 테러범의 아이폰 정보가 수사의 핵심단서로 떠올랐다. 그러나 아이폰의 강력한 보안체계에 부딪혔다. 첨단 기술을 수사에 접목하는 것으로 알려진 FBI는 애플의 강력한 보안체계를 열어보지 못해 법원 명령을 통해 애플의 수사협조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택했다. 로스앤젤레스 연방지법은 16일 “애플은 아이폰에 무제한으로 비밀번호를 입력해도 자료가 삭제되지 않거나, 잠금을 즉시 해제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폰 운영 시스템을 만들어 FBI에 제공하라”고 판결했다. FBI를 비롯한 미국 정부의 수사기관들은 국가안보를 위해 애플의 보안체계에 백도어(backdoor,잠금장치를 여는 시스템)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플, 보안체계 무너진다. 프라이버시보호 최고의 과제
애플은 FBI가 테러범의 아이폰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잠금장치를 해제하라는 명령을 거부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간) ‘고객에게 드리는 메시지‘를 통해 “백도어는 수십년간 구축해온 애플의 보안 체계를 무너뜨린다”며 “법원명령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한에 “백도어가 한 번 만들어지면 다른 많은 기기에도 계속 사용될 우려가 있다. 실생활과 비교하자면 식당, 은행,가계, 가정집을 불문하고 수억 개의 자물쇠를 딸 수 있는 마스터키에 상응하는 것이다.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FBI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이처럼 FBI에 협조해 보안체계를 한 차례 무너드리는 것 자체가 사생활 보호를 위한 사이버 보안 전반에 적지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애플의 보안시스템이 뭐길래 ?
FBI는 아이폰을 분해한 뒤 따로 고안한 프로그램에 연결해 암호조합을 대량으로 입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애플이 입력과 입력사이에 걸리는 잠금장치를 없애는 데 협조하더라도 아이폰에는 더 큰 보안장벽이 버티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이 암호를 인식하는 데 12분의 1초가 걸리도록 복잡한 연산장치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미국 월간 워싱턴포스트(WP)는 FBI의 고충이 일상에서 친구의 아이폰을 열어보지 못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애플의 놀라울 만큼 강력한 보안체계를 18일 상세히 소개했다. 아이폰의 최신 보안체계를 보면, 잠금해제를 위한 암호 입력을 5차례 틀리면 다음 입력까지 1분을 기다려야 하고 9차례 틀린 뒤부터는 1시간을 기다려야한다. 암호를 10번 넘게 틀리면 아이폰에 담긴 자료가 자동으로 삭제되도록 개인 설정을 통해 사생활 보안의 수위를 높일 수도 있다.
美 정부요구가 갖는 의미는 ‘으스스’하다
쿡 CEO는 정부 요구가 갖는 의미는 으스스하다“고 메시지에 적었다. 한마디로 정부가 고객의 개인정보를 마음대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IT업계는 애플이 이번 판결을 수긍한다면 정부의 개인정보 요구가 봇물처럼 터질 것을 우려한다. 특히 다국적기업화된 IT업계는 외국정부들의 개인정보요구로 소비자의 신뢰를 잃을까 우려하고 있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는 트위터를 통해 ”기업들에 해킹할 수 있도록 강요하는 것은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다“며 ”이는 문제가 되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가의 요구 앞에 개인정보를 무릎 꿇리는 선레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민주당 와이든 상원의원은 가디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미국의 온라인 보안이 패배자가 될 것”이라며 “애플이 법원판결을 받아들이면 중국과 러시아도 IT기업에 잠금장치 해제를 앞다퉈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반면 정부는 애플에 법원의 결정을 따르라며 압박하고 있으며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트럼프는 “당연히 잠금장치를 해제해야한다”고 말했다. 구글이나,마이크로소프트등은 과거 중국에 굴복해 이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 신뢰를 약화시켰다는 평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그동안 자국민을 수사하거나 감시할 때 미국 IT 기업의 기술협조를 요구했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인민대표대회(국회격)에서 테러 수사 시 IT기업은 공안 당국에 데이터 접속과 암호해제 등을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의 ‘반테러법’을 제정했다. 애플입장에서는 이번 판결에 승복하면, 앞으로 중국측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워진다. 반면 정부는 애플에 법원의 결정을 따르라며 압박하고 있으며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트럼프는 “당연히 잠금장치를 해제해야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즉각 항소 계획을 밝혔다. 애국심에 호소하는 미 정부와 프라이버시보호를 통해 소비자 신뢰의 이미지를 무너뜨리지 않을려는 애플을 비롯한 다국적 IT기업들의 공방은 뜨거워질 전망이다.
장 훈녕기자 hnjang@sisabaro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