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바로타임즈= 고암기자]

2019년 기해년 ‘돼지띠해’다. 햇살이 유난히 눈부시다.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노부부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알고 싶고 만나고 싶고 보고싶은 새로운 것의 욕구에 놓쳐버린 모습이다. 노신사의 한 손에는 보자기가 들려있다. 추억의 목마름에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어린시절 나는 언제나 정다운 마음으로 이웃 세배를 가곤했다. 그때마다 이웃집 어머니들은 정성껏 만드신 수정이며 약과며 식혜같은 설상을 손수 차려 주시면서 손을 꼭잡고 자식처럼 사랑해주셨다. 어둠과 혼란이 가득한 과도기 시절이지만 정이 넘친 시절이다. 그 시절 건강한 젊음과 더해 주변의 유머로 언제나 웃음이 만발했다. 지금까지도 그 시절 그 맛과 웃음소리는 고마운 추억거리다. 노부부의 곁을 스쳐 지나간다. 노신사의 말이 들린다. “한 해가 바뀌었네요, 당신 90세 넘게 장수 하시구려, 나보다 먼저 가지 마시구요” 코끝이 찡해서일까? 노파가 툭 한마디 내뱉는다. “욕심많다고 하는 돼지, 그것도 황금돼지띠해 라네요, 오늘 저녁에는 돼지고기나 먹으러가요”. 쿡하고 웃음이 나왔지만 노파의 정겨운 말은 많은 생각을 낳는다. 노파가 남편에게 건네지 않은 “고마워요”라는 말이 귓전을 두드린다. 살아오면서 고마운 일이 어디 한두번 이었을까.
고암기자 jyjang419@sisabarotimes.com